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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발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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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14-02-26 00:00:00

조회수 : 96회

작지만 위대한 한 걸음, 우리집에 햇빛발전소를!
서울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의 ‘우리집햇빛발전소’ 첫 설치 현장






  서울 목동의 한 아파트 단지. 가로 1m65㎝, 세로 1m 크기의 반짝이는 직사각형 패널을 든 나눠 든 두 사람이 4층의 한 집으로 들어간다.
  두 사람은 베란다 창과 바닥 여기저기 살피더니 섀시 문을 열고 패널을 밖으로 내밀어 난간에 걸었다. 그리고 아랫부분의 난간 봉과 패널 뒤쪽을 플라스틱 케이블로 단단히 묶었다. 이어서 패널의 전선을 에어컨 구멍을 통해 안으로 들여온 뒤 직육면체 모양의 인버터에 연결하고, 다시 실내의 전기 콘센트에 꽂았다.
 
  이상은 서울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이하 서울햇빛협동조합)이 제 1호 ‘우리집햇빛발전소’를 설치한 과정의 전부다. 아파트 난간에 걸 수 있도록 거치대가 조립돼 있는 250W 용량의 햇빛전지판, 인버터, 케이블 연장선, 낙하 방지를 위한 고강도 견인 로프 외에 더 필요한 물건도 없다. 설치가 완료된 것이 오후 4시쯤이라 햇빛이 강하지는 않았지만 이 순간부터 전기는 생성되기 시작하고, 콘센트를 통해 전기가 들어가면서 한전으로부터 공급받는 전기를 쓰는 양은 줄어들게 된다.



1호 ‘우리집 햇빛발전소’, 30여분 만에 완성

 서울햇빛협동조합은 요즘 ‘햇빛도시 개척 단원’ 모집을 통한 우리집햇빛발전소 설치 활동을 벌이고 있다. 전지판과 인버터, 거치대 등 구성품 일체를 55만원(배송 및 설치료 별도)에 보급하는 내용이다. 이를 위해 가정마다의 전기 사용량 및 햇빛 조건 등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연간 최대 12~15만원까지 전기료를 절감할 수 있다는 사실, 대안에너지의 필요성 등을 적극적으로 알려온 결과 최근 인터넷 언론에 보도된 뒤  한 달 만에 70여 명이 모집됐고, 그 첫 번째 설치가 지난 2월 5일 이뤄진 것이다.




 이 집 주인은 서울햇빛협동조합 김광철(59) 이사다. ‘1호 햇빛도시 개척 단원’이 된 셈인데 햇빛전지판이 아파트 설치에 무리가 없게 만들어졌는지 시범 설치를 해 보자는 조합의 요청에 선뜻 응한 결과다. 
 이 집 베란다에는 이미 80W(95㎝×65㎝) 용랑의 햇빛 전지판이 달려 있었다. 김 이사가 1년 전인 2013년 2월에 기성 제품을 구입해 설치한 것이다.

 1년간 이 집 전기요금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김 이사는 “평균적으로 월 4만 원대 전기요금이 나오는데 월 5000~6000원 정도 줄었다”고 전했다. 물론, 이것이 오롯이 햇빛발전소로 전기를 생산한 결과인지는 확인할 수 없다. 생산량을 일일이 측정하지는 않았고, 설치 이후 쓸데없는 전기 소비를 줄이기 위해 했던 이런저런 노력들이 반영된 결과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월 전기료 1만원 이하로 줄일 수 있다?

 김 이사는 그 부분을 따지기보다는 ‘기왕 전기 절약하는 김에 더 하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얼마 전부터 전기밥솥을 치워버리고 압력밥솥으로 딱 먹을 만큼씩 밥을 짓고 있다. 집 전체의 등 전구를 LED 제품으로 바꾸기 위해 알아봤는데 의외로 비싸지 않아 곧 실행에 옮길 계획이라고. 이밖에도 스위치 달린 콘센트를 이용한 대기전력 차단, 냉장고 60%만 채우기 등을 통해 월 전기료를 1만 원대로 줄이겠다는 것이 그의 목표다. 이번에 전지판도 용량이 3배 이상 큰 것으로 바꿨으니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김 이사가 이렇게 ‘전기 덜 쓰기’에 의욕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뭘까. 초등학교 교사이자 20여 년간 '환경과 생명을 지키는 교사모임', '초록교육연대' 등 환경교육운동 단체에서 활동한 경력 등만 봐도 어느 정도 설명이 되긴 하지만 그는 “2011년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로 큰 변화가 있었다”고 전한다.
 
 “전기 문제를 방관하다가는 세상에 종말이 올 수도 있겠구나 하고 깨달은 것입니다. 하루라도 빨리 핵 발전에 대한 의존도를 떨어트리고, 궁극적으로 ‘탈핵’을 해야 한다는 데 대한 공감이 그동안의 나태함에 망치로 때리는 듯한 충격을 준 것이죠.”



협동조합으로 햇빛발전, 뭐가 다를까?

 김 이사가 서울햇빛협동조합에 참여한 것도 이 변화에 따른 움직임이다. 그런데 잠깐. 지난해 기성 제품을 구입해 전지판을 설치한 것과 이번에 협동조합을 통해 전지판을 설치한 것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물론, 이 협동조합이 하는 일은 비단 가정용 전지판 보급에만 머물지 않는다. 학교와 관공소, 공공 시설물 등 옥상에 대용량 전지판을 설치하기 위해 공동으로 소유, 관리할 조합원을 모으는 일도 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도, ‘우리집햇빛발전소’에 한정해서 생각한다면 전지판 판매 업체들과 비슷한 일을 하고 있는 셈이 아닐까? 또한, 이미 태양광 전지판의 가정 보급 사업은 정부 예산까지 투입돼 수년간 진행돼 왔는데, 협동조합이 한다고 다른 점이 있을까?

 다음날인 2월 6일 서울 녹번동 서울혁신파크 내에 위치한 협동조합 사무실에서 만난 박승옥 이사장은 이에 대해 명쾌한 답을 내놨다.

 “정부 지원금을 받아 전지판을 설치한 가정들을 조사했더니 월 전기료가 일시적으로는 줄었지만 장기적으로는 비슷했습니다. 그 이유는 전기료가 줄어든 만큼 여유가 생겼다고 여기고 가전제품들을 더 적극적으로 사용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렇게 경제적인 부분만 따져서는 햇빛발전의 의의를 살릴 수가 없습니다.”
 
에너지를 덜 쓰기 위해 에너지를 만든다



 박 이사장은 “협동조합의 햇빛발전소 설치 활동의 의의는 전기를 더 많이 만드는 데 있지 않고 에너지를 덜 쓰도록 하는 데 있다”면서 지금 우리가 소비하는 전력량을 유지한다면 아무리 대체에너지, 재생에너지를 생산해도 감당할 수 없고, 핵발전소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에너지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생활 방식을 바꿔야만 의미가 있습니다. ”

 일반 기업은 돈이 모여 사업이 되지만 협동조합은 사람이 모여 사업을 이루기 때문에,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한 사업은 협동조합 방식으로야 가능하다는 것이 박 이사장의 설명이다.

 서울햇빛협동조합이 햇빛도시 개척단원 모집과 함께 진행하는 ‘에너지 민낯 공개 프로그램’이 그 대표적인 예다.
 이는 햇빛발전소 설치 전후의 월 전력 소비량과 전기료를 공개하는 프로그램이다. 개척단원이 되면 반드시 이 프로그램에 참여해야 한다고 하니, 제품만 설치하면 끝인 일반 기업과 다르기는 다르다.

 이밖에도 에너지에 대한 교육, 효율과 활용도 높은 전지판 및 관련 설비 개발, 신뢰도 있는 생산 업체를 발굴하고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일 등도 협동조합이 조합원들을 대표해서 하는 일이다.
 그동안 태양광 설비와 관련한 가장 큰 불만이 설치 업체의 잦은 폐업 및 정보 변경으로 유지 관리가 어렵다는 점이었는데 협동조합을 통해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는 셈이다.



가장 중요한 활동은 ‘다음 세대 교육’

 협동조합이어서 할 수 있는 일 또 하나는 다음 세대를 위한 교육이다. 서울햇빛협동조합은 80여명 조합원의 힘을 모아 최근 서울 상원초등학교 옥상에 37.2kW 용량의 전지판 설치 공사를 시작했고, 조만간 관악소방서에 29.7kW 전지판을 설치하기 위해 참여 조합원을 모집한다. 또 지난   월 서울시설공단,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와 체결한 MOU를 바탕으로 어린이대공원, 환승주차장 옥상 등 공공시설에 햇빛발전소를 설치해 나갈 예정이다.

 이 모든 과정에는 조합원 참여가 필요한데 유아부터 초등생 나이의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가장 적극적으로 호응할 것으로 서울햇빛협동조합은 보고 있다. 햇빛발전소를 설치해서 전기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전기가 얼마나 소중한 자원인지를 자녀에게 직접 보여주며 에너지 교육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서울햇빛협동조합은 얼마 전 어린이를 타깃으로 캐릭터를 개발했다. 협동조합 간의 연대 정신에 맞게 그림책작가협동조합의 조합원인 일러스트레이터를 소개 받아 진행했는데, 하마를 의인화 해 ‘햇빛도시 개척단원’으로 표현한 캐릭터가 나왔다. 일광욕을 좋아하고 선하고 평화로운 이미지를 가진 하마를 통해 어린이와 학부모 층으로부터 햇빛발전에 대한 관심을 끌어내고자 디자인한 것이라고.
 이를 시작으로 어린이 및 학부모 대상 교육 및 자료 개발, 홍보 등 다양한 활동을 준비 중이다.

혼자선 꿈이지만 협동조합으론 된다는 믿음

 이날 서울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 사무실에서는 전날 김광철 이사 자택에 설치한 전지판과 거치대의 보완점에 대해 토론이 한바탕 벌어졌다. 설치 용이성과 발전 효율성 등에 대한 김 이사의 날카로운 지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현실적인 한계 때문에 즉시 다 반영할 수는 없다. 그래도 조합원들은 계속 이렇게 이야기하고 의견을 구하면서 답을 찾아 나갈 것이다.
 협동조합이 지속되는 한 에너지 생산 체계와 발전 환경을 결국은 바꿔낼 수 있다는 믿음은 멈추지 않을 듯하다. 그런 믿음을 가진 사람들이 협동조합을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협동조합이란 바로 이렇게 혼자서 꾸면 아득한 꿈을 현실로 앞당기기 위해 탄생했고 그런 역사를 만들며 발전해 왔으므로, 이 믿음도 종내 현실이 되리라고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



글. 황세원(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홍보팀장)
사진. 이우기(사진가) 


서울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 http://solarcoop.kr/

문의: 02-383-0855 / solarcoop@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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